언젠가는 한 번 나오지 했던 '구름과자' 얘기를 산이가 했네.^^
댓글을 달려다가 사진이 있어서 따로 올린다.
하진이가 서너 살 됐을 때 였는가 보다.
첫 번째 사진은 하진이가 현관에 붙인 것이고,
두 번째는 내가 주머니를 뒤지면서 밖으로 나갈 때마다 가로막던 모습이다.
나는 이런 어린 딸을 기어코 따돌리고, 결국, 매번 나갔다.(끙~~~)
하진이도 태율이랑 똑같은 질문을 여러 번 했다.
"왜 피워?'
"나한텐 나쁜 거 하지 말라면서 아빠는 왜?"
"맛있어?"
"담배 끊는 게 가족사랑이라는데 아빤 우리 사랑 안 해?"
....
그때마다 이런 저런 말로 둘러댔지만,
내가 생각해도 이치에 맞는 것은 별로 없었다.
해도해도 안 통하니까 나중엔 협박까지 했다.
"마산 할머니 오시면 일러줄거야!"
아킬레스건을 건드린 것이다.
꽤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이 협박은 오래 가고 있다.
며칠 전 생일 전날에 하진이가 '어떤 선물을 받고 싶냐?'고 묻더라.
그때 내가 대뜸 이렇게 말했다.
"니가 사주는 구름과자" (아~~참. 대단한 애비지? ^^;;)
생일 저녁에 하진이가 선물을 내놨는데,
빈 담배곽에 종이로 만든 담배가 대여섯 개비 들어 있더라.ㅋㅋㅋ
마누라는 잔소리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 건지,
아니면 불쌍해서 봐주는 건지 별 말이 없고,
하윤이는 어렸을 때는 하진이와 똑같은 질문 많이 했는데,
요즘은 그냥 봐주고 있다.
이제 유일한 극렬분자도 기울기 시작한 듯 한데,
승리를 구가해야 할 지, 슬퍼해야 할 지,
분명하게 분간하기 어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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