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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

팩트?

SNS의 장점......확실히 있군요. 저처럼 유명인과 접할 기회가 전혀 없는, 한국에 있으나 외국에 있으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경우는 특히 더 그러하겠죠.

서서히 '나꼼수 현상'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제 개인적으로 무척 반갑네요. 일부 트위터러간에는 김어준을 괴벨스로 비유한 것에 대한 싸움(?)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투표라는 큰 사건이 지난 후라, 이젠 조금 더 객관적인 논쟁이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아니, 그리 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SNS 덕분에 마눌님과 딸님에거 빈정거림 많이 받습니다. 요즘은 책도 보지않고 아이폰만 끼고 산다고요. ㅠㅠ)

진중권/허지웅 정도만 나서나 싶었더니 박권일도 나설 모양입니다. 오늘 아침 어쩌다 처음으로 그의 트위터를 팔로우하게 되었는데 이런 멘트가 달려 있네요. "허지웅, 실망이다. 나꼼수를 저리 살살 까다니. 역시 잘생긴 것들은 곱게 커가지고 착해 빠졌어. 담주에 내가 칼럼 쓸 차례지?" 어라? 박권일, 곱상하게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꽤 쎈(?) 성격인가보죠?

"눈 찢어진 아이" 관련 기사를 찾다가, 얄궂은 기사 하나 봤네요.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03092.html

'더 이상 도덕은 진보의 무기가 아니다'와 비슷한 제목의 글보다 더 짜증나는 글이네요. 아무리 여러 의견을 보여준다지만, 세상에나, 김어준이 알랭 드 보통이라는 식의 글을 한겨레에서...

글 속에서 '정치심리학'이란 낯선 용어가 등장합니다. 그쪽 전공이라면, 개인적으로는 글쓴이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오세훈이 꼼수부리기 시작할 때 대여섯명의 트위트를 팔로우 하고 있었는데, 그 중 한명이 곽교육감이었어요. 검찰에 끌려가기 전까지 끝끝내 '윤리'만 외치다 갔죠. 전 아직도 그런 곽교육감을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그 측근들도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당연히 법적/정치적 검토를 했을 법한데 오직 '진실'이었죠. 내가 곽교육감 입장이었으면 어땠을까를 여러번 상상해봤지만, 그래도 이해못하겠더군요. 그것도 '정치 심리학'으로 분석 가능하려나요?

죄송. 제목과 달리, 옆으로 샜군요.

나꼼수의 "눈 찢어진 아이".... 하,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요? 퍼뜩 든 생각은 '막장 드라마'였는데...

제 기준으로 따지자면, 나꼼수 최악은 '곽교육감에 대한 평가'였고, 가장 위태롭게 느낀 건 "1억원 피부과'였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곽교육감 관련 평가는 짜증나지만, '1억원 피부과'는 때(?)를 워낙 잘 맞춘 터라 그래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눈 찢어진 아이" 라니.... 거 참....

여하튼 이와 관련해서, 모쪼록, 나꼼수측이 "팩트"를 강조하다가 황색언론화 되지 말기를 바랍니다. BBK와 권력비리 쪽으로 초점을 맞춰나가는 것은 좋은데, 제발 바라건데, "부적절한 관계"  등으로 "가카의 비윤리" 식으로 초점을 맞추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실제 있었던 일이라 하더라도 그게 모두 "팩트"는 아닐 겁니다.


글 올린 김에 그림 하나 더 읽죠. 죄송스럽게도, "또" 카라바조 입니다. '자화상 시리즈' 글 올릴때 이미 소개해드렸었죠.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윗>이라는 그림입니다. 저기 머리만 대롱대롱 남아있는 골리앗이 바로 카라바조 본인의 얼굴이라고 말씀드렸었죠.

카라바조 그림에 대해서는 해석이 다양한데, 한태동 교수에게 영향을 받아 '카라바조 환자'중의 한사람이 된 연대 김상근 교수는 그 당시 종교의 문제와 많이 연관시켜 그림을 읽기도 합니다. (필요하면 나중에 책을 찾아보고 보충토록 하고요.)

또 다른 한편으로, 왜 하필이면 다윗의 얼굴이 아닌 골리앗의 얼굴을 자화상으로 삼았을까에 대해 설왕설래가 많습니다.

저 작품은 카라바조가 살인죄로 정처없이 도망다니던 시절, 아마도 그의 마지막 작품이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괴팍한 그로서도 아주 힘든 시기였겠죠. 그 힘든 상황이 자신의 모습을 저렇게 표현했을 수도 있겠네요. 근데, 제가 재밌게 생각하는 것은 그가 이전에 그렸던 같은 내용의 그림과 차이점이죠.



이건 그의 이전 작품입니다. 윗작품에 비해 많이 역동적으로 느껴집니다. 다윗의 얼굴은 자신감이 넘쳐 보이고 골리앗의 얼굴은 초라해보입니다.

근데, 왜 나중의 작품에서는 그 인물들의 표정이 뒤바뀌었을까요?

다윗은 이전 작품에서보다 많이 지쳐보이고, 어쩌면 골리앗에 대해 연민조차 품은 듯이 느껴집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거룩한 역사를 이루어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반면에, 골리앗은 이전 작품에서 내리 깔았던 눈을 이제는 부릅뜨고 있습니다. 억울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듯 합니다.


뭔가 말을 하고 싶은 듯, 입도 벌리고 있습니다. 하느님에게 미움받아 목동에게 목이 잘린 초라한 처지이면서도 말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의심하는 도마>처럼 이 그림 역시 상당히 불경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카라바조가 '반(反) 기독교인' 내지는 '반기독교 비밀단체 회원' 이었을 것이라는 식의 추측도 합니다만, 그의 작품을 전체적으로 감안한다면 그건 너무 억지스러운 주장이겠죠.  하지만, 동시대화가들과 다른 뭔가가 있었으리라는 점은 동의할 수 밖에 없네요. 아르놀트 하우저로부터 '최초의 근대적 화가'라고 높게 평가받을만한 정도이니, 그에게 뭔가가 있었다는 것 정도는 대략 짐작할 수 있습니다.

Maha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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