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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

Brushes from NK 1.

 
이곳 생활은 한 마디로, 지루합니다. Dynamic Korea란 표현에서 보여지듯이 변화무쌍함에 익숙한 한국 사람들은 거의 필연적으로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 지루함일 겁니다. 그 지루함 속에서 특이한 일을 3번 겪었는데요, 겪은 순서대로 나열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째는, 왁자지껄한 퍼레이드 행사 도중에 일군의 다운 증후군 친구들을 본 겁니다. 수십명의 다운 증후군 친구들이 모여서 다른 팀들보다 더 신나게 거리를 행진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왠지 콧등이 시큰거리더군요.
 
두번째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들뢰즈를 아는 사람을 만난 겁니다.  책 뒷표지에 흐릿하게 배경으로 인쇄된 사진과 이름을 보고서 금방 들뢰즈임을 알아보는 사람을 만난 거죠. 발음으로 보건데 유럽쪽인 듯 싶었습니다. 장소가 장소인지라 무척 신기했습니다. (핵심을 잘 집어내는 집사람이 "다음에 또 마주칠까봐 겁나지?" 라고 하더군요. 물론입니다. 영어도 잘 못하고 들뢰즈도 이해 못하는 처지인데 토론이라도 하자고 덤비면 .... 그건 정말 겁나는 거죠.)

여기에서 그림 읽기로 올리는 것은 세번째로 특이한 상황입니다.

얼마 전, NPR라디오 방송을 통해 들었는데요. 최근에, 북한 경제 사절단이 미국을 방문해서 여기 저기 시찰하고 갔답니다. (참고로, 미국의 NPR 라디오 방송은 한계레신문과 비슷합니다. 정부에서 약 2% 정도의 예산 지원이 있을 뿐, 나머지는 모두 시민들의 성금으로 운영되는 방송국입니다. 미국내에서 가장 공정한 방송을 하는 진보매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보수 단체의 몰래 카메라에 걸려서 사장이 사퇴하는 일도 있었죠.)

제 영어가 짧아서 잘못 들은 줄 알았습니다. 그야말로 미국과는 견원지간인데 왠 경제 시찰단? 나중에 조회해보니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냥 대충 그런가보다하고 넘겼습니다.


근데, 얼마전 이곳 로칼 신문에 한면을 통체로 할애하여 북한 미술 전시회 기사가 실렸더군요. 집사람이 신문을 보여주는데, 제목이 확 눈에 띄더군요. Brushes with socialist realism

오잉?  미국 땅에서 왠 Socialist Realism?
경제사절단 이야기도 황당했는데 그림 전시까지?

사진 몇장을 우선 올립니다. 그림 읽기는 다음에 하죠. (그림 읽기 .... 따로 시간을 내야지 하는데....... 잘 안되네요. 아직은 심적으로 별로 여유가 없기 때문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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