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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

이미지, 그 강렬함 2. 3. 이 엄한 시국에 김연아가 화제거리로 등장했습니다. 그녀의 "굴욕" 사진 하나 올리죠. 굴욕적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저 친구, 성격 참 좋은 거 같네"라는 느낌을 줍니다. 이미지가 만들어집니다. 한 장의 스틸 사진은 의외로 많은 이미지를 만듭니다. 4. 사진은 그 본질적 특성으로 인해 리얼리즘을 상징합니다. 리얼리즘이라는 강령이 암시하는 바는 단 하나죠. 현실은 감춰져있는 어떤 것이고, 감춰져 있으니 드러내야만 하는 어떤 것이라는 믿음이 바로 그러하겠죠. (물론, 상업성을 배제한다는 전제 하에서의 이야깁니다) 특히, 스틸 사진이 등장한 이래로 이미지는 일종의 오브제가 되었습니다. 예컨데 이런 이미지가 그러하죠. 이미지는 이런 말을 전하려고 합니다. "독재자의 딸 박근혜 뒤에 황당한 샤머.. 더보기
이미지 ... 그 강렬함 1. 1. '땅콩 회항' 사건으로 유명해지기 전, 조현아를 직접 본 적 있습니다. 해외원정 출산 파문으로 언론에 등장할 때였죠. 하와이 쇼핑몰에서 KAL 지점장을 만나 인사하던 중 차 뒷자석에서 내리는 조현아를 봤습니다. 여장부 ... 스타일이더군요. 듬직한 덩치에 여유있는 표정으로 목례하는데, 그리 나쁘지 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호감을 가질만한 인상이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군요. '땅콩 회항' 사건이 터졌습니다. 가진 자들의 얼처기 없는 행위에 사람들이 공분했죠. 저 역시 그 공분에 합류했고요. 그러던 어느 날, 그 유명한 '마녀' 사진이 등장했습니다. 고개 숙이고 검찰청으로 들어가는, 10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순간 잠시 고개를 들었을 때 찍힌 사진이겠죠. 기자는 독자들의 격한 감정에 맞춰서 이 .. 더보기
편지, 딸에게 보내는 어~이~~ 아빠딸, 남달리 챙겨 먹인 거도 없는데 아빠만큼이나 훌쩍 커버린, 이젠 대학생활을 계획하는 딸 ^^ 너댓살 때까지의 재롱만으로도 너의 평생 효도는 다한 거라고 아빤 말해왔었지. 근데, 건강하고 밝게 자란 모습까지 보고 있노라면 아빠에게 왠 복이 이리도 넘치나 싶다. 지지난해 귀국 후 첫겨울이 다가올 때였어. 외투를 사주려했더니, 넌 친구들이 어떤 외투를 입는지 알고난 후 똑같은 거로 구입할 거라 했지. 바뀐 환경에 어울리기 위해선 우선 너부터 거기에 비슷하게 맞춰야 한다고 말야. 외국으로, 다시 외국으로 옮기는 변화를 몇 번 겪으며 터득한 거라고 했었지. "생존 방식"이란 표현까지 썼던 거로 기억하네. 주재원 자녀들, 상당수가 바뀐 환경에 적응 못해 심각한 상황으로 몰리던데 ... 넌 엄청난 .. 더보기
권여선 신간 권여선 작가의 신간 가 출간되었네요. 좋네요. 산이형은 부정하겠지만, 권작가의 강점은 역시 단편에 있는 듯요. 잘 읽었다고 안부 전해주세요. ^^ 더보기
메멘토 모리 모친이 편찮으셔서 며칠 휴가 내고 병간호했습니다. 골절 전문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신기하게도 거긴 중년 이상 여성분들이 많이 입원해 계시더군요. 허리가 거의 반으로 접혔다싶을 정도의 할머니들도 많으셨어요. 젊은이나 남자 환자들도 있긴 합니다만 막상 입원까지 하는 경우는 드물더군요. 나이 들며 뼈가 약해지는 여자 특성도 있겠습니다만, 아마도 .... 집안일 등의 잡일이 주원인이지 싶더군요. 생활 가전제품 도움을 받는 지금의 젊은 주부들은 이 정도까진 고생하지 않겠다 .... 싶었습니다만, 그건 그냥 남자인 제 생각일 뿐이겠죠? 모친을 입원시키고 의사에게 감사 인사 표하고 돌아가는 남자들을 보고 느낀 겁니다. 며느리는 병간호하느라 병원에 남더군요. 병간호라는 "잡일"이 여전히 여성에게 남는 걸 보고요. ㅎ .. 더보기
두번째로 좋았던 글 낙타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 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것도 못 본 체 손 저어 대답하면서, 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 듯. 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가란다면 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라. 별과 달과 해와 모래만 보고 살다가, 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노라고.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도 모르는 가장 가엾은 사람 하나 골라 길동무 되어서. 격무와 세상사로 잠깐 예민해진 차라투스를 위해, 회사 일과 연애와 애들 일로 평온이 드물 범부를 위해, 요즘 술자리가 뜸한 지 발걸음을 끊은 해송을 위해, 마땅한 게 별로 없는 세상에 태어나 곤조를 지키며 살아가느라 허덕일 백지를 위해, 그리고 애랑 놀 때 말고는 사.. 더보기
농담 따먹기 차라투스 (북태하와천권) 헐! 비룡'주정'검제님, 검제께서는 장도에 위치한 천룡팔부주막에서 허공섭물로 막걸엽청을 가벼이 취하시고, 신행미종보와 운해비영으로 광교태산에 홀연히 오르사, 또 다른 깨우침을 얻으신 후 뭇 호협들에게 허허로운 사자후와 주정를 토하시고, 막걸엽청으로 상승한 내공이 태양혈을 붉게 다스리실 때 이를 귀히 여겨 숨기지 마시고, 능공허도로 봉우리를 즈려 밟고 중원을 허허로이 내려다보신 후 ...하산 길 장삼 도포 소매에 이는 강기에도 일엽 한점 휘둘러짐 없기를.... 혹, 미풍 한 가락 이마에 스치걸랑 붕새에 얹힌 본좌의 념이 풍우를 넘어 그곳에 간신히 다달은 것으로 알아 가여이 여겨주시길... 북태하와천권이 축원합니다. Semper Fi (비룡주정 검제) 무협지도 가져갔나?^^ 차라투스.. 더보기
Witness me! 영화 '맥베스' 봤어요. 나름 걸작인 거 같더만요. 세익스피어 원작을 정극으로 영화한 거라 많이 지루할 수도 있었겠지만, 다행히도(?) 제가 나이 먹은 티를 내느라 대사 하나하나에 괜히 울컥울컥(응?)했던 탓에 뜻밖의 좋은 감상 기회를 가졌었네요. 근데요. 보는 내내 또 다른 영화의 이미지가 자꾸 떠오르는 겁니다. 장르가 판이한 두 영화 이미지가 겹쳐서 영화보는 내내 혼란스러웠죠. 나중에 곰곰히 생각해보니 겹치는 주제가 하나 있더군요. '광기' ..... 바로 '인간의 광기' 란 것요. '매드 맥스' 시리즈는, 말 그대로 '미친 Max'가 나쁜 악당을 무지막지하게 때려부수는 액션 영화 시리즈입니다.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 에는 미친 Max보다 더 미친 놈들이 등장합니다. 워 보이 War Boys가.. 더보기
무너지는 자의식 '종북주의자' 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꼴통들이 여기저기 인용하는 것이 많이 짜증납니다만, 한편으론 뜨끔(?)하기도 합니다. 종북주의자였던 적은 없었지만, 저도 비슷하게 한때는 '종소(련)주의자', 잠시 한때는 '종중(국)주의자'였던 것 같기도 하기 때문이죠. 장욱진의 자화상을 읽으면서, 6.25 전쟁이 발발하자 좌파뿐만 아니라 많은 중도나 우파 문인/예술인들도 일부러 서울에 남았다고 말씀드렸더랬습니다. 새로운 체제에 대한 호기심때문에요. 비슷한 상황이겠죠. 레닌도 그랬다고 고백한 적 있죠. 새로운 체체를 고민하던 레닌은 프랑스 자코뱅당의 많은 것을 모델로 삼았습니다. '이스크라'의 경우도 자코뱅당의 마라가 발간했던 '민중의 벗'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라죠. 오죽했으면, 트로츠키가 레닌을 비난할 때 썼던 표.. 더보기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또 무슨 일이 있었나 .... 글쎄 .... 전쟁이 몇 년 동안 있었지? 4년. 그래. 참 길기도 했네 .... 그런데 그 4년 동안 꽃이고 새고 전혀 본 기억이 없어. 당연히 꽃도 피고 새도 울었을 텐데. 그래, 그래 .... 참 이상한 일이지? 그런데 정말 전쟁 영화에 색이 있을 수 있을까? 전쟁은 모든 게 검은 색이야. 오로지 피만 다를 뿐, 피만 붉은 색이지 ..... "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 중에서 최근 개봉한 '흑백' 영화 의 출연자 중 한사람이 이런 말을 했더군요. "흑백 영화에서는 다른 것에 시선이 안가고 인물에 시선이 가는 것 같다. 눈 한 번 깜빡이는 것, 입술 하나 움직이는 게 칼라 영상보다 훨씬 눈에 잘 띈다." 이 발언에 착안한다면, 전쟁터에서 붉은 피만 눈에 .. 더보기
떠나기 전 잠시 "귀국을 앞두고 딸애와 즐거운 한 때" 정도의 제목으로 올리려다, 갑자기 세월호 사고가 터져 미뤄뒀던 사진입니다. 부녀가 바다거북이와 함께 놀고 있는 저 곳의 수심이 대략 30m 정도 됩니다. 세월호 침몰 현장의 수심과 비슷하니 .... 참 더보기
영겁의 벌 - Albatross around the neck "현실은 받아들이는 것 말고는 아무런 대처방법이 없는 괴물"이라는 말이 있죠. 다들 요 며칠간 감정 추스리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진도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 때문에요. 제가 한국에서 근무할 때 선박 사고 및 구조 관련된 업무를 했던 터라 그 시스템을 조금 안다고 볼 수 있는데, 많이 황당한 케이스입니다. 시스템적으로 일어나기 어려운 사고이고, 결코 일어나선 안될 일이죠. "수직" 이미지와 관련하여 다음 그림읽기로 염두에 두고 있던 것이 하필 사람이 바다에 빠지는 그림이었던 탓에, 내가 뭔가를 잘못한 것 아닌가 하는 괜한 찝찝함을 지울 수 없었기도 했구요. 이 와중에 산이 형이 알바트로스의 이중적 의미에 대해 언급하셨길래, 인터넷에서 찾은 내용을 옮겨 봅니다. 산이형이 댓글에서 언급했듯이, 알바트로스는 '.. 더보기
함 봅시다. 연락 늦어 죄송함다. 일정 짜기기 쉽지 않아서... 3월 6일(목) 밤에 도착해서 3월 7일(금) 서울에서 급한 일을 처리하자마자 부산으로 내려감다. 3월 10일 부친 제사를 포함해서 몇가지 처리할 게 있음다. 3월 13일(목) 서울로 다시 올 예정임다. 3 14일(금) 저녁이나, 3월 15일(토) 아무 시간에나 볼 수 있으려나요? 그나마 바쁘지 않으신 분들과의 개별 만남, 혹은 오랜만의 전체 가족 만남 등 .... 어떤 것이든 저에겐 영광 되겠음다. 3월 16일(일) 출국 뱅기 탐다. 일정상 식충이 사는 곳 가 볼 수 있을 지는 아직 잘 모르겠음다. 아래, Michael Taylor 그림 속 여인처럼, 다소곳이 고견 기다리겠음다. (아... 혹시 여기서 확정되지 않을 상황에 대비하여, 임시 핸펀 빌리면.. 더보기
비자나무와 비자 지난 주말에 도서관에 갔더랬어요. 도서관 구석에 한국서적 코너가 있는데, 신간을 뒤적거리다보니 권여선 작가의 단편집 가 있더만요. 권작가의 책이 처음으로 여기 놓이는 건데 ......우왕...이곳까지 흘러들어온 것을 보니, 권작가도 이제 꽤 지명도(?)가 높아진 건가?..... 뭐 그런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이곳을 떠날 때 권작가 책(들)을 도서관에 기증할까 말까 잠시 고민했었는데, 이젠 그런 고민 할 필요가 없어졌네요. ^^ 권작가의 소설에 나오는 비자나무.... 제주도에 있는 그 비자나무를 말한 거더만요. 그 비자나무와는 관계없는 비자 이야깁니다만, 미국 비자 연장을 위해 3월초에 한국을 잠시 방문합니다. 2년마다 한번씩 방문하는 거죠. 날짜 확정되면 다시 알려드릴게요. 모여서 술 한 잔 하면 좋겠네.. 더보기
썩은 사과 - 반칠환 과일상 아저씨가 슬몃 썩은 사과 하나 끼워 놓았어요 이 시도 실은 슬몃 끼워 넣은 시예요 가난한 시인의 생계 웃으며 도려내셔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