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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

힘 쎈 聖母 3/3 - 마르코 폴로가 무서워서 .. 막스 에른스트의 그림입니다. 라는 제목이 붙어있죠. 이 그림을 읽으려고 서론이 저리 길었습니다. 우스개 이야기부터 하나 하죠. 기독교를 나락으로 떨어트린 2개의 큰 사건은 '종교 개혁'과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랍니다. 종교 개혁 이후 성경이 파격적으로 보급되었기 때문이랍니다. 가톨릭에서 성경 읽기를 금지시키진 않았습니다. 다만, 구태여 권유하지 않았을 뿐이죠. 그러나 종교 개혁 이후 누구나 쉽게 성경을 읽고 나름대로 판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각자의 해석이 가능해졌고, 이는 결국 수많은 종파로 갈라질 지금의 개신교 양태를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된 거죠. 가톨릭에서는 성경의 문구에 연연하지 않았습니다. 이미지로 만들어 선교하는 것에 치중했습니다. 많은 선교사들이 다른 대륙으로 떠날 때 성경보다 더 많이.. 더보기
힘 쎈 聖母 2/3 - 식인종이 더 관대하다고? '아프리카 식인종에게 잡아먹힌 선교사' ........ 와 유사한 이야기는 많습니다. 식인종까진 아니더라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곳에 천주교 박해의 역사가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 박해의 근거가 "이단"은 아니라는 겁니다. 주로 "체제 위협 세력"으로 규정되며 박해를 받았다는 겁니다. 이는 다신(多神)교 신앙과 관련있다고 합니다. 다신교는 지역 특성이나 기후 환경에 좌우됩니다. 그 특정 현상을 관장하는 절대적인 힘이 있다고 믿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다른 특성을 지닌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믿는 신에게 구태여 시비를 걸 일이 없습니다. 자신들의 다신교를 강요할 필요도 없고요. 정복자들이었던 이집트/로마/몽골/켈트 등이 신앙을 강요한 사례가 거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복지에서 자신의 신전을.. 더보기
힘 쎈 聖母 1/3 - 뱀을 밟다 - 웃지 못하는 성모 마리아 - 늙지 못하는 성모 마리아 몇 번 말씀드린, 그림 속 성모 마리아 이미지들입니다. "못하는"이라는 수동태를 사용한 것은, 연재 때 언급했다시피, 그림이 프로파겐다 용도로 사용되던 상황을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미지에 대한 그림읽기 해볼까 합니다. "힘 쎈 성모 마리아" 이미지 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의 역사가 기록된 이래 행해진 "추악한" 사건은 기독교가 직접 관여하거나 결정적인 이론을 제공했었습니다. 마녀사냥, 십자군, 나찌 학살, 흑인 노예제 등이 그러했습니다. 이런 황당한 상황을 연출했음에도 여전히 기독교의 기세는 크게 꺾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 3세계로, 약자에게로, 소수자에게로 흘러들어가고 있습니다. '해방 신학' '여성 신학' '민중 신학' 등.. 더보기
웃지 않는, 혹은 웃지 못하는 성모 "크리스마스에는 연인들이 모텔 잡기 힘들다고.." " 응? 섹스 없이 만들어진 아이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인데 왜 섹스하러 모텔에...?" .... 라는 류의 아재 유머가 지난 연말에 돌아다녔었죠. 이런 게 유머랍시고 돌아다니는 건 동정녀 (Virgin) 란 표현 때문이죠. 기독교인에게 이 '동정녀'에 대한 믿음은 너무나 확고합니다. 앞선 글에서 중세 기사들의 귀부인을 연모하는 Loyalty가 "성모 숭배"와 연관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특히 동양의 경우에는 기독교인까지도 가끔 이해하기 어려운 교리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성모 숭배일 겁니다. 그래서 그냥(?) 받아들이는 편인 듯요. '수태고지' ... 동정녀 마리아가 천사에게 잉태를 고지받는, 서양화에서 두 번 째로 많이 그려진 소재입니다. 말이 .. 더보기
인권이란 거 .... 올해말 본점 복귀 예정이던 직원이 불시에 통보해왔습니다. 퇴사하고 이민 생활을 시작하겠다고요. 귀국 막판에 터진 일이라서, 일단 불똥이 저에게 튑니다. "맨날 실실 웃기만 하고 직원들 '정서 관리'를 제대로 못하더니, 이번 일도 지점장의 관리 능력 부재로 인해 ......" 한국 직장 관리자의 전형적인 "정서 관리"를 하지 않았던 건 사실이니 ... 이건 뭐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근데, 한편에서 저를 위로하는 반응들도 있습니다. "네가 다 책임 질 필요는 없다. '로얄티(Loyalty, 충성심)' 약한 사람을 해외로 파견 보낸 사람들의 잘못이 더 크다." 흠 ..... Loyalty 라니.... 노동의 대가로 임금을 받는 단순 논리의 자본주의 시대에 중세 냄새가 팍팍 풍기는 Loyalty라니 ...... 더보기
천사 3 - 몰래 훔쳐보는 곳 Peep Show 빔 벤더스의 또다른 영화 에는 천사가 나오지 않습니다. 근데, 천사를 본 듯 했습니다. 여주인공 나스타샤 킨스키의 역할이 바로 그런 느낌을 줬더랬습니다. 앞서 소개한 에서 드류 베리모어가 강렬한 붉은 옷을 입고 나와 천사와 악마의 양면을 보여줬듯이, 나스타샤 킨스키 역시 붉은 옷을 선보입니다. 붉은 옷은 도상학적으로 천사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푸른 옷이 성모 마리아의 상징이듯이요. 아래 작품 속 색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푸른색과 붉은색의 만남은 인간과 하늘, 육과 영의 만남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림 왼쪽 에덴동산의 천사도 역시 붉은 옷을!) 저 영화 속 화면의 배경은 핍쇼(Peep Show)가 진행되는 환락가입니다.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 여자의 쇼를 관람하는 관음의 장소입니다. 지금 거울 저편 .. 더보기
천사 2 - 목 부러지기 딱 좋은 보름날 밤 제 기억에 가장 선명하게 남은 천사는 빔 벤더스의 영화 에 나옵니다. 베를린을 떠도는 천사는 인간들의 마음을 듣습니다. 그러기에 알고 있습니다. 즐겁게 대화 중인 사람들조차 서로 소통되지 않는다는 걸요. 인간이 외로움에 쩔어 사는 존재라는 걸요. 어느날 공중그네 타는 여인의 마음을 듣습니다. 닭털 날개를 달고 천사의 모습으로 꾸민 여인이죠. 여인은 서커스단이 해체되어 실직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보름날 밤이니 목 부러지기 딱 좋지."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기 전 찍은 영화입니다. 베를린 장벽이 수시로 보입니다. 장벽이 화면을 가르니 어쩔 수 없는 단절감을 느끼게 됩니다. 전에도 썼던 내용입니다만, 일직선이 화면을 가로질러버리는 이런 느낌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서도 자주 .. 더보기
천사 1 - Chalie's Angels "어이, 천사들(my Angels), 밥 먹으러 가자" 가끔 제가 현지 채용 여직원 3명에게 건네는 말입니다. 그럼 이런 답이 나옵니다. "O.K. Chalie" 제 영어 이름은 찰리(Chalie)가 아닙니다. 로 번역된 영화 더보기
게이의 수호신 St. Sebastian 동성애 .... 뜨거운 이슈입니다. 대선 토론에도 등장했습니다. 서양미술사에는 동성애가 엄청 많이 등장합니다. 주제와 표현 방식도 상당히 다양하고요. 대선 이슈에 맞춰 딱 하나의 소재만 고르라면, 전 을 택하고 싶네요. 좀 아이러니하게도, 종교적 주제와도 얽혀있어요. '순교'라는 주제요. 로마 황제의 근위대 장교로 알려진 세바스찬 성인은 선교를 했다는 죄목으로 나무에 묶인 채 화살을 맞았습니다. 그런데 죽지 않았죠. 치료받은 후 다시 선교를 하다가 결국 로마 원형 경기장에서 돌맹이와 채찍에 맞아 죽습니다. 화살에 맞았는데도 죽지 않았으니 '부활'을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육체의 고통을 초월한 영적 존재를 느낄 수도 있고요. 종교적으로 접근하기 좋을테죠. 많은 화가들이 이 소재로 그렸는데, 보시다시피 몸.. 더보기
'시간'에게 잡힌 '신중함' 서양 신화에는 동양과 좀 다른 여러 종류의 신이 있습니다. 예컨데, 뒷머리가 없는 '기회의 신'이 그러합니다. 앞머리만 있기에, 주저하다가 앞머리 잡을 기회를 놓치면 그냥 날려보내게 된다구요. 잡을 뒷머리가 없는데다, 등과 발에 날개가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일상에서 놓친 아쉬움을 옛사람들은 이렇게 타자화된 인물로 표현한 거겠죠. '시간의 신'도 있어요. 아우어스(Hours)라고 하는데, 이 또한 삶에서의 아쉬움이 잘 묻어나게 표현됩니다. 때론 여성의 모습으로 때론 남성의 모습으로 드러나는데요, 품페이 벽화에 그려져 있다는 작자 미상의 '시간의 신'을 보고 감탄한 적 있어요. 시간의 신이 "꽃을 딴다"는 건 뭘 의미하는 걸까요" 전에 말씀드린 "화무십일홍" 혹은 "화양연화"의 동양적 의미, 즉 삶의 덧없음.. 더보기
왜 우린 역사가 부끄러울까? 한국, 정말 다이나믹합니다. 오늘 아침 검색하다가, 최순실 사건 이후 가장 놀라운 뉴스를 접했네요. 영호남 화합 차원에서, 문대통령이 가야사 복원을 지시했군요. "대통령의 오랜 의지"란 표현이 사용된 걸 보니, "위대한 상고사" 주장에 동조하는 도종환 의원의 문체부 장관 지명도 그냥 불쑥 튀어나온 건 아닌 듯 싶네요. ^^ 흠.... "영호남 화합"이라는, 학술적 목적도 아닌 정치적 목적으로 역사를 복원하다니... 흠... 제가 아는 한, '화려했던 과거의 영광'을 되새기는 일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대부분 극우 운동으로 연결된 거 같은데 ..... 드디어 우리도 과감하게 그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올라탄 거로 봐야 하겠죠? ^^ 참, 예측불능/변화무쌍의 한국 사회인 것 같아요. 오늘 아침 거래처와 Ag.. 더보기
[문재인과의 개인적 인연] 군복무 중 부산 본가에 들렸더니 난리가 났더군요. 지방에서 올라온 작은아버지께서 집안을 발칵 뒤집어 놓은 상태여서요. 삼촌의 딸, 그러니까 부산대 다니던 제 사촌동생이 신발공장에 위장취업 후 노조를 결성하다 잡혀간 겁니다. 그 원흉이 바로 저란 겁니다. 제가 빨갱이 사상을 전파했기 때문이라네요. 우띠.... 그럴 능력도 안되는데 말입니다. 여하튼, 저보고 책임지라더군요. 지역활동가를 통해 노동법률사무소를 소개 받았습니다. 변호사 사무실이 마침 본가인 보수동과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걸어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였습니다. 라는 곳에 들어가니 짧달막하고 야무진 사람이 보입디다. 노무현 변호사였죠. 체불임금때문에 찾아온 포크레인 기사와 상담 중이었습니다. 기사가 계속 징징(?)거리자, 말을 끊고 막 .. 더보기
해외에서 ... 세번째 근무 시작했음다. 더보기
알라딘 이벤트 알라딘에 이런 이벤트가 있는 걸 발견했네요. 올해 11월까지 총 36권을 샀군요. 책장 2.1칸에 해당된다는데, 다시 내다 판 책도 많아서 큰 부피를 차지하진 않네요. 월평균 29,908원. 거의 대부분 중고만 구입하니 책값은 부담되지 않는 수준이네요. 음홧하하~~ 제가 상위 3% 수준에 드는 건 이게 유일하겠죠? 어이구 무서워라. 중고매장 방문하는 걸 몰래 지켜보고 있었던 거야?? (흐흐흐.... 책 구입 안하고 구경만 몰래 하고 온 경우도 많은 건 모르지? 메롱~~~) 더보기
이미지, 그 강렬함 3. 6. 요즘 가끔, 방송을 켜놓고 있습니다. 전에 없던 일이라 딸애가 궁금해 하더군요. 말해 줬죠. 편견과 왜곡을 일삼던 입에서 어찌 저리도 올바른 소리가 자연스럽게 튀어나올 수 있는지 기가 막혀서 본다구요. 사람이란 존재가 얼마나 뻔뻔해질 수 있는지, 얼마나 가증스러워질 수 있는지 궁금해서 본다구요. 다들 알고 있죠. 개심한 것이 아니라, 패권 다툼에 신이 나서 잠시 헤까닥 하는 중이란 거요. 그렇기에, 그네들이 밝힌 박근혜/최순실 비리 특종들을 봐도 .... 피식~ 비웃게 됩니다. 그네들의 패권을 챙길 꽃놀이 패 활용이란 게 뻔하기 때문에요. 그러던 중, 덜컥 꽂힌 사진 한 장 !!! 우와~~~ 정말 놀랬습니다. 최근 수년간 제가 봤던 사진/회화/영화 중에서 단연코 최고 걸작이라고 생각되는 그런 작품이.. 더보기